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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초역 니체의 말> 책 리뷰

by KDH Blog 2023.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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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빠져있는 작가라면 두 명이 있습니다. 하나는 나쓰메 소세키, 그리고 또 하나는 바로 니체입니다.

잠깐 딴 길로 새자면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의 국민작가이며 한 때 천엔짜리 지폐에도 얼굴이 올라갈 만큼 일본에서 영향력이 지대했다고 합니다. 대체 그 작품성이 얼마나 뛰어나길래 그럴까. 저는 궁금해졌고, 이미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대표작을 통해 리뷰를 했었죠.

 

2023.07.09 - [리뷰/책] - 마음: 나쓰메 소세키 책 리뷰

2023.07.10 - [리뷰/책]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나쓰메 소세키) 책 리뷰

 

그리고 니체 입니다. 풀네임은 프리드리히 니체. 가히 모든 철학자 통틀어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죠. 이 사람을 통해 영감을 받은 후세의 철학자, 심리학자, 작가. 음악가, 미술가... 수 많은 분야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는 카를로스 융, 살바도르 달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헤르만 헤세, 막심 고리키 같은 유명인들도 있으며 심지어 독일 민족주의를 제창한 히틀러 역시도 니체의 철학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무위키 문구를 잠깐 인용하자면 이쯤되면 단순한 철학자가 아니라 사상가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이렇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데, 그가 주창한 철학적 이론들이 무엇인지 저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그래서 당장 달려가 그의 대표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를 사러 달려가려던 걸, 자칭 니체 ㅈ문가인 제 지인이 말려주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대표작이 차라투스트라인 건 맞는데, 그렇다고 무작정 그것부터 읽으면 니체를 겉핥기조차 못하고 흥미를 잃어 나가떨어지게 될 거라고 말이죠. 그만큼 심오하고 니체 철학(이자 문학)의 정수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물었습니다. '그럼 무엇부터 읽느냐?' 고. 그 친구는 말했습니다. '도덕의 계보' 부터 읽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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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덕의 계보를 읽기 시작한 저는 후회했습니다. 이것도 쉽게 읽히지가 않더라구요. 그런데 니체 사상은 경험해보고 싶고, 그래서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이미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는지 저 같은 초보자들을 위한 쉽게 읽히는 니체 책들이 시중에 이미 많이 발간되어 있었던 걸 알게 되었습니다.

 

네, 오늘 소개할 '초역 니체의 말' 은 이렇게 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쓸데없이 서론이 길어지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다소 이렇게 길게 서론을 쓴 것은, 이 책의 컨셉을 확실히 알려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니체는 어렵습니다. 처음 니체가 자신의 대표작이 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출간할 당시, 니체 본인의 예상보다 책은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 니체는 그 원인이 책 내용이 일반인들에게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해서 해설서 비슷한 성격으로 출간한 책 중에 '선악의 저편'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도덕의 계보'는 그 '선악의 저편' 보다도 쉽지만 그럼에도 어렵습니다. 사실상 니체의 책은 모두 어렵습니다. 제가 왜 이 말씀을 드리는지 아시겠습니까? 시중에 쉽게 읽히도록 쓴 니체 책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 있기 때문입니다.

'초역 니체의 말'도 이를 목적으로 나왔습니다. 니체가 한창 인기인 일본에서 어느 일본인 작가가(사실 작가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번역가일지도) 쓴 책입니다.

 

 

책 내용은 간단합니다. 니체의 책들 중에서 명언만 모아서 수록한 뒤에, 각 명언들마다 작가가 첨언을 하는 형식입니다. 각 명언들은 그 자체로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는 반면에 앞서 얘기했듯 니체 책들이 어렵기에,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작가의 첨언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지요. 물론 굳이 첨언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쉬운 문구라도 작가 본인의 생각을 담은 첨언을 통해 '아, 이런 식으로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앞서도 말씀드렸듯 니체의 모든 책들에서 발췌해 온 모음집이기에, 만약 니체에 잠깐 발만 담갔다가 금방 빼실 분들은 차라리 이 책 한 권으로 끝내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니체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니체에 대한 이해도를 좀 더 높이기 위한 용도로 초보자분들이 도전하기에도 좋죠. 하지만 니체를 찐득하게 즐기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만으로는 절대 마무리 할 수 없습니다. 아니, 해선 안됩니다. 단언컨데 니체에 관한한 매우 많은 것들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죠.

결론적으로 이 책을 산 저는 조금 후회됩니다. 그냥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교보문고에서 그 자리에서 다 읽고 끝냈으면 됐는데 말이죠. 저는 니체를 깊게 이해하려는 목적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니체의 말이란, 어쩌면 너무 심오해서 때로는 문학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즉,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책을 쓴 작가의 생각을 들으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하는 기회로서로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래서 언젠가, 먼 훗날 제가 니체에 대해 나름의 일가견이 생겼을때, 다른이의 의견을 공유받기 위한 목적으로서 다시 한 번 이 책을 펼쳐보기로 하겠습니다. 물론 그때까진 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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